트럼프-젤렌스키 정상회담 공개 설전으로 결렬… 공동 기자회견·광물협정 서명 무산
■ 회담 개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28일(현지 시각) 백악관 정상회담이 공개적 갈등으로 치달으며 예정된 모든 공식 일정이 취소됐다. 양측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러시아의 역할을 놓고 첨예한 입장 차를 드러냈으며, 회담 말미에는 설전까지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즉시 백악관을 떠났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는 미국을 존중하지 않았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 초반 '온건' 분위기와 급반전
회담 시작 단계에서는 상호 존중 분위기가 유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이 영광"이라며 우크라이나 군인의 용전을 치하했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협력에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모두발언 단계에서부터 이견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추진 중인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대해 "단순 휴전은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그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체결된 민스크 협정과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사례를 들며 "푸틴은 25차례나 약속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의 전쟁 범죄 의혹 사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제시하며 "안전보장 없는 협상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고 현장 소식통은 전했다.
■ 공개 회담서 '러시아 발언' 촉발한 설전
회담 종료 10분 전 기자 질의 시간에 폭발점이 터졌다. 한 기자가 "푸틴 대통령에 과도히 우호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푸틴 혐오감이 협상 타결을 방해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러 외교는 평화를 위한 것"이라며 옹호에 나섰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밴스 부통령을 향해 "도대체 어떤 외교를 말하는 것이냐"며 크림반도 병합과 민스크 협정 파기 사례를 재차 열거하며 반박했다. 이어 양측은 약 10분간 러시아의 책임 논쟁을 벌인 끝에 회담을 조기 마무리했고, 우크라이나 측이 제안한 희토류 등 전략적 광물 협정 서명도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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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장과 전망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성명을 내지 않은 채 공항으로 직행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그는 평화를 원할 때 다시 오라"는 글을 게재하며 관계 경색을 공식화했다. 미국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양측이 합의점을 찾기엔 현 시점에서 입장 차가 너무 컸다"고 설명했다.
외교계에선 이번 회담 결렬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경제 지원 재검토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NATO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 강조를 재차 언급한 점을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에 대한 미국 내 정치적 지지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3줄 요약
○ 트럼프-젤렌스키 정상회담이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역할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으로 공개 설전을 빚으며 결렬, 공동 기자회견 및 광물 협정 서명이 무산됐다.
○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과거 협정 위반 사례를 강조하며 "안전보장 없는 휴전은 무의미"라 주장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SNS로 "미국 존중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 회담 결렬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경제 지원 재검토 가능성과 대러 외교 전략 변화에 대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